Neutom Network · 능동 신경 생태계 아키텍처

기억과 망각의 균형
스스로 조절하며 성장·축소하는 인공 신경 생태계, 뉴톰망

The Balance of Memory and Forgetting: The Neutom Network, a Self-Regulating and Self-Growing Artificial Neural Ecosystem

분류 능동 신경망 아키텍처 · 이론 논고(Theoretical Article) 버전 Draft 0.7 최초 공개 2026년 7월 9일 구성 뉴톰 · 수냐 · 큐리아 · 나루온 저작권 © 2026 지영민 · 뉴톰테크. All Rights Reserved.

초록 (Abstract)

연구 배경. 주류 인공 신경망의 성공은 미분 가능한 연산에 대한 역전파라는 단일 원리에 의존해 왔으며, 그 대가로 두 가지 특성을 상실하였다.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대다수의 인공 신경망은 학습 이전에 규모가 고정되며, 새로운 지식을 덮어쓰면 기존 지식이 붕괴한다(파국적 망각).

선행 연구의 한계. 지난 수십 년간 NEAT, Progressive Networks, DEN, EWC 등이 '성장하는 망'과 '망각하지 않는 망'을 시도하였으나, 모두 동일한 한계 — 안정성과 가소성의 충돌, 그리고 비미분적 구조 변경 — 에 직면하였다. 본 연구는 이들 연구가 공통으로 간과한 세 요소에 주목한다. 곧 망의 상태를 조절하는 기제(글리아), 망 위를 흐르는 조절 신호(신경전달물질), 그리고 활동 정지기의 구조 정리(수면)의 부재이다.

제안. 본 연구가 제안하는 뉴톰망(Neutom Network)은 계산 단위(뉴톰), 연결(수냐), 조절 단위(큐리아), 이동형 조절 데이터(나루온)라는 네 구성 요소로 이 세 가지를 갖춘 신경 생태계를 구현한다. 그 결정적 차별점 하나는 망각을 결함이 아니라 기능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큐리아는 자원 상황에 따라 개념을 손실 압축하고, 약한 연결을 재워 두며, 유휴 시간에 망 구조를 정리한다.

함의.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덜어낼 것은 덜어내는 기억과 망각의 균형이 이 설계의 중심 원리이다. 요컨대 본 연구는 현행 인공 신경망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그 해법을 생물 신경망의 작동 방식에서 찾아 디지털로 재구성한다. 여기서 제시하는 설계 명제는 상당수가 아직 실증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설이다.

주제어(Keywords): 뉴톰망, 능동 신경망, 가변 구조 신경망, 연속 학습, 파국적 망각, 안정성-가소성 딜레마, 신경조절, 인공 글리아, 구조적 가소성, 디지털 생명체

주요 용어 정의 (Nomenclature)

본고에는 뉴톰테크의 고유 용어가 사용된다. 새로운 이름을 짓는 것은 리브랜딩이 아니라, 각 단위가 기존의 표준 용어와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 예컨대 '뉴톰'은 상태를 지니고 함수 포인터로 역할이 정해지는 계산 단위여서 상태 없는 '노드'와도, 생물학적 '뉴런'과도 어긋나며, '나루온'은 연결과 분리되어 스스로 이동하는 조절 데이터여서 대응하는 표준어가 없다. 혼동을 막기 위해 모든 고유 용어는 본문 첫 등장 시 재정의하고, 대응하는 생물학·공학 개념을 언제나 함께 밝힌다(3.1절 대조표, 4.4절 표).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핵심 용어를 아래에 정의한다.

뉴톰 Neutom
생물의 신경세포에 대응하는 기본 계산 단위. neuron과 atom의 합성어로, 내부 상태를 가지고 정보를 변환·전달·기억한다.
수냐 Sunya
두 뉴톰을 잇는 디지털 시냅스(연결). 학습으로 강해지고 약해지며, 그 강도가 신호가 흐를 길의 우선순위도 정한다.
큐리아 Curia
생물의 글리아에 대응하는 조절 단위. 개별 계산에는 끼지 않고, 망 전체의 균형(항상성)과 자원·정리를 맡는다.
나루온 Naruon
"강화하라·억제하라·깨어나라" 같은 조절 효과를 싣고 수냐를 따라 이동하다 소멸하는 신호. 연결을 바꾸지 않고 망의 작동 모드를 바꾼다.
개념 뉴톰
여러 정보가 하나의 개념으로 추상화될 때, 그 국소 뉴톰망이 접혀 만들어지는 단일 뉴톰. 새 정보가 저장된다.
작동 모드
망이 오가는 상태 — 각성·디폴트·정비·재생. 유휴 시간의 정비·재생이 곧 뉴톰망의 '수면'이다.
지델 JIDEL
뉴톰망 위에서 정보와 개념이 형성·변형되는 과정을 기술하기 위한 사고 기술 언어.
보시퓀 BOSIFWEM
마음을 "구성 요소 사이로 정보가 흐르며 변하는 구조"로 보는 뉴톰테크의 심리 구조론.
에코나스 ECONAS
세 갈래(뉴톰망·지델·보시퓀)가 수렴하는 궁극 목표. 진화하는 의식적·양심적 인공 시스템.
제 I 부 · 서론

기존 인공 신경망의 두 가지 구조적 한계

현대의 대규모 인공지능을 지탱하는 인공 신경망은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두 가지 근본적 측면에서 생물 신경망과 결정적으로 대비된다. 곧 학습이라는 본격적 작동 이전에 규모가 확정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기존 지식을 상실한다. 본 부에서는 이 두 한계를 규명하고, 그 해법의 단초가 생물 신경망에 있음을 제시한다.

1서론: 기존 인공 신경망의 구조적 경직성

현대 인공 신경망의 성공은 대부분 미분 가능한 연산을 역전파로 최적화한다는 단일 원리에 근거한다. 이 원리는 강력하나, 생물 신경망이라면 치르지 않을 두 가지 구조적 대가를 수반한다.

첫째, 규모가 학습 이전에 고정된다. 파라미터 수는 설계 시점에 확정되며, 학습은 그 고정된 용기 안에서 값만을 채운다. 과제가 더 큰 용량을 요구하여도 망은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며, 반대로 과제가 단순하여도 축소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물의 뇌는 평생에 걸쳐 시냅스를 생성하고 또 제거한다.

둘째, 새로운 학습이 기존 지식을 훼손한다. 이른바 파국적 망각(catastrophic forgetting)이다. 고정된 가중치 공간에 새 지식을 덮어쓰면 기존 지식이 손상된다. 이를 회피하려는 여러 기법이 존재하나, 대부분 외부에서 부가된 보호 장치일 뿐 망 자체의 본성은 아니다. 반면 생물의 뇌는 새것을 학습하면서도 기존 지식의 핵심을 보존하며, 무엇을 망각할지조차 능동적으로 조절한다.

뉴톰망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곧 인공 신경망의 이 두 한계를 생물 신경망 본래의 작동 방식을 디지털로 재구현함으로써 극복하려는 것이다. 망의 규모와 연결 구조 자체를 학습의 결과로 형성하여, 사용되는 연결은 강화되고 사용되지 않는 연결은 휴면하며 무의미한 부분은 회수되게 한다. 성장과 축소가 모두 망의 일상적 작동에 내재된다. 요컨대 뉴톰망은 인공 신경망을 생물 신경망에 더 근접하게 되돌리려는 설계이다.

본 연구의 동기와 선행 연구에 대한 태도 한 가지 명시할 사항이 있다. 뉴톰망의 최초 착상은 특정 학술 계보를 계승·개량하려는 데서가 아니라, 뇌신경의 기초 작동에 관한 일반적 관심에서 비롯되었다[12]. 그러나 착상 이후 본 설계는 관련 선행 연구 — 신경조절 가소성(neuromodulated plasticity), 경험 재생(experience replay), 성장·구성형 망(growing/constructive networks), 세계 모형(world models) — 을 폭넓게 검토하였으며, 본고의 신규성은 '그것들을 알지 못한 채 재발명하였다'가 아니라 '알고도 다르게 설계하였다'는 데 있다. 곧 착상은 독립적이되, 자리매김은 선행 연구에 철저히 관여하여 이루어진다. 뉴톰망이 인접 연구와 갈라지는 지점을 한 줄씩 미리 밝히면 다음과 같다.
  • 신경조절 가소성과의 차이 — 조절 정책을 가중치에 흡수하는 대신, 조절을 연결과 분리된 이동형 데이터(나루온)로 외재화하여 연결을 바꾸지 않고도 실시간 모드 전환을 가능케 한다(11절).
  • 경험 재생과의 차이 — 재생을 학습 안정화의 보조 기법이 아니라, 큐리아가 주도하는 유휴 시간의 상시 자기편집 모드로 구조에 내장한다(12절).
  • 성장·구성형 망과의 차이 — 성장만이 아니라 휴면·손실 압축·회수를 대칭적으로 두어, 유한 자원 위에서 성장과 축소가 함께 일상적으로 일어나게 한다(7~9절).
다음 절에서 선행 연구를 검토하는 것은 그 계보를 계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일한 한계에 직면한 여러 시도 가운데 뉴톰망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규정하기 위해서이다.
제 II 부 · 관련 연구

가변 구조 신경망을 향한 시도와 그 한계

'학습에 따라 성장·축소하는 망'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갈래의 연구가 이 문제의 각 측면을 다루었으나, 끝내 공통의 한계에 직면하였다. 뉴톰망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규정하기 위하여, 본 부에서는 먼저 이 계보를 검토한다.

2관련 연구: 가변 구조 신경망의 계보와 한계

가변 구조 신경망의 계보는 크게 네 갈래로 정리된다. 곧 위상을 진화시키는 신경진화, 과제마다 구조를 부가하는 점진적 확장, 필요한 만큼만 확장하는 선택적 확장, 그리고 구조 대신 중요 가중치를 보호하는 정규화 계열이다. 각 갈래의 성과와 극복하지 못한 한계를 차례로 검토한다.

2.1 신경진화: NEAT 계열

Stanley와 Miikkulainen이 2002년 제안한 NEAT(NeuroEvolution of Augmenting Topologies)는 가중치만이 아니라 망의 위상 자체를 진화시키는 유전 알고리즘이다 [5]. 입력과 출력만 직접 연결된 최소 구조에서 출발하여, 돌연변이로 노드와 연결을 점진적으로 추가하며 복잡도를 키운다(이른바 복잡화, complexification). 이 접근의 가장 큰 난제는 경쟁 규약 문제(competing conventions) — 같은 기능을 하는 망이 서로 다른 유전적 표현을 가질 때 교배가 오히려 성능을 망가뜨리는 현상 — 였다.

NEAT는 이를 혁신 번호(innovation number)라는 역사적 표지로 해결했다. 새로운 연결이 생길 때마다 전역적으로 증가하는 고유 번호를 부여하면, 위상이 다른 두 망이라도 같은 기원을 가진 유전자를 정확히 정렬해 교배할 수 있다. 비싼 위상 비교 없이도 서로 다른 크기·구조의 유전체가 호환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발상은 뉴톰망이 개념마다 새 정보 번호를 발급하는 방식과 직접적으로 닮아 있다. 또한 NEAT는 종분화(speciation)로 갓 생겨난 구조를 보호한다 — 새 구조는 대개 처음에는 적합도가 낮아 한 세대 만에 도태되기 쉬운데, 종으로 격리해 "새로운 시도가 잠재력에 도달할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다.

성과. NEAT는 위상이 과제에 맞추어 스스로 자라는 최초의 실용적 신경진화 기법으로, 작은 순환 제어망의 진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로보틱스, 게임 에이전트, 인공생명 등 강화학습형 제어 과제에서 폭넓게 활용되었으며, 실시간 진화(rtNEAT)나 대규모 구조 생성을 위한 간접 부호화(HyperNEAT)로 확장되었다 [6].

한계. 그러나 진화 탐색은 기울기 기반 학습보다 본질적으로 느리고, 최적화할 가중치가 늘어날수록 탐색 공간이 폭발해 확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작은 구조가 큰 구조보다 빠르게 최적화되는 탓에, 도태 압력을 별도로 통제하지 않으면 유전체가 불필요하게 비대해지는 문제(bloat)도 따랐다 — Colin Green의 가지치기 확장은 바로 이 무절제한 성장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NEAT가 진화시킨 망은 통상 수십 개 뉴런 규모에 머물러, 역전파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대규모 학습에는 이르지 못했다.

2.2 점진적 확장: Progressive Networks

DeepMind의 Progressive Neural Networks(Rusu 외, 2016)는 망각 문제에 가장 단호한 답을 제시했다 [7]. 새 과제가 주어질 때마다 무작위로 초기화된 새로운 열(column) — 하나의 독립된 망 — 을 추가하고, 그 열을 수렴할 때까지 학습시킨다. 이때 이전 열의 모든 파라미터는 완전히 동결되며, 새 열은 오직 측면 연결(lateral connection)을 통해서만 이전 열이 학습한 표현을 읽어 와 활용한다.

성과. 이전 가중치를 일절 건드리지 않으므로, 파국적 망각이 설계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 새 과제 학습이 이전 과제 성능을 훼손할 경로 자체가 없다. 동시에 측면 연결이 이전 지식의 전이를 가능케 해, Atari 등 다수의 강화학습 벤치마크에서 사전학습·미세조정 기반 기법을 능가하는 전이 성능을 보였다.

한계. 대가는 분명하다. 과제마다 열이 통째로 추가되고 그 열이 이전 모든 열과 측면으로 연결되므로, 파라미터가 과제 수에 대해 제곱으로 증가한다. 망이 무한정 비대해지는 이 구조는 평생 학습(lifelong learning)에는 근본적으로 부적합하다. 또한 동결된 열은 이후의 어떤 경험으로도 갱신될 수 없어, 나중 과제에서 얻은 통찰이 이전 과제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방향 전이가 봉쇄된다. 추론 시점에 어느 열을 쓸지 고르려면 과제 정체(task label)를 알아야 한다는 제약도 따른다. 요컨대 Progressive Networks는 가소성(재학습 능력)을 희생하여 안정성을 산 극단적 사례다.

2.3 선택적 확장: Dynamically Expandable Networks

Yoon 외의 DEN(Dynamically Expandable Networks, ICLR 2018)은 선행 연구들 가운데 뉴톰망의 문제의식에 가장 가깝다 [8]. Progressive Networks가 과제마다 망을 통째로 복제하는 낭비를 피하기 위해, DEN은 필요한 만큼만 용량을 늘리는 세 단계 전략을 취한다.

첫째, 선택적 재학습(selective retraining)이다. 새 과제가 들어오면 망 전체가 아니라 그 과제와 관련된 뉴런만 식별해 재학습함으로써, 무관한 부분의 교란을 막는다. 둘째, 동적 확장(dynamic expansion)이다. 기존 용량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에만 정해진 수의 뉴런을 추가하되, 희소성 정규화(group sparsity)를 걸어 실제로 쓰이지 않는 단위는 다시 제거한다 — 늘리되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분할·복제(duplication)다. 어떤 뉴런이 새 과제를 학습하며 본래 의미에서 과도하게 멀어지면(semantic drift), 그 뉴런을 복제하고 시점 표지(timestamp)를 붙여 이전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

성과. DEN은 기존 연속학습 기법들을 정확도에서 능가하면서도, 모든 과제를 한꺼번에 학습한 배치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훨씬 적은 파라미터로 달성했다. "필요할 때만, 필요한 만큼" 자란다는 원칙을 실증한 것이다.

한계. 그러나 확장과 분할을 발동하는 임계값을 비롯한 하이퍼파라미터에 민감하여, 그 조정이 까다롭다. 망이 커질수록 선택적 재학습의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더 근본적으로 DEN 역시 학습의 동력은 여전히 역전파이므로, 노드의 추가·삭제라는 이산적 구조 변경과 미분 가능한 최적화 사이의 긴장 — 비미분적 구조 변경의 문제 — 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2.4 정규화 계열: EWC와 시냅스 지능

앞의 세 갈래가 구조를 키워 망각에 맞섰다면, 네 번째 갈래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한다 — 망을 키우지 않고 이미 가진 가중치 중 중요한 것을 보호하는 것이다. 대표격인 EWC(Elastic Weight Consolidation, Kirkpatrick 외, 2017)는 이전 과제에 중요했던 파라미터일수록 변경에 더 큰 페널티를 부과한다 [9]. 구체적으로 각 파라미터의 중요도를 피셔 정보 행렬(Fisher information)로 추정하고, 새 과제를 학습할 때 중요한 파라미터를 원래 값 근처에 "탄성적으로" 붙들어 둠으로써 이전 지식의 급격한 훼손을 막는다.

같은 시기의 시냅스 지능(Synaptic Intelligence, Zenke 외, 2017)도 같은 계열에 속한다 [10]. EWC가 과제 종료 시점에 중요도를 한 번 추정하는 데 비해, 시냅스 지능은 학습이 진행되는 동안 각 파라미터가 손실 감소에 기여한 정도를 온라인으로 누적해 중요도를 매긴다 — 중요도 추정의 방식은 다르나, "중요한 가중치를 보호한다"는 철학은 공유한다.

성과. 이 계열은 망의 크기를 전혀 늘리지 않고도 망각을 상당히 완화하는, 가볍고 구현이 단순하면서 영향력이 컸던 접근이다. 구조 확장 기법에 비해 메모리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실용적 매력이 크다.

한계. 그러나 보호는 어디까지나 고정된 용량 안에서 이루어진다. 과제가 누적되면 보호해야 할 파라미터가 점점 늘어 결국 용량이 포화되고, 그 지점에서 새것을 배우는 능력(가소성)과 옛것을 지키는 능력(안정성)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규화 계열은 이 안정성-가소성 딜레마를 완화할 뿐, 구조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한다.

구조를 키우는 정도 → 재학습(가소성) 보존 → EWC 안 키움·보호 Progressive 많이 키움·동결 NEAT 진화로 키움 DEN 선택적 확장 뉴톰망(목표)
그림 1. 선행 연구의 개념적 배치. 두 축은 임의의 평가가 아니라, 각 연구가 스스로 밝힌 설계 특성에 따른 것이다. 가로축(구조 확장 정도)은 각 기법이 새 과제에 대해 파라미터를 늘리는지로 정해진다 — EWC·시냅스 지능은 용량을 고정하고(왼쪽), Progressive는 과제마다 열을 추가하며(오른쪽), DEN은 필요한 만큼만 늘린다(중간). 세로축(재학습 보존 정도)은 이전에 학습한 부분을 이후에도 갱신할 수 있는지로 정해진다 — Progressive는 이전 열을 동결한다고 명시했고(낮음), NEAT·DEN은 기존 구조의 재조정을 허용한다(높음). 뉴톰망은 동적으로 확장하면서도 동결하지 않는 영역을 지향한다. 이는 우열의 평가가 아니라, 각 설계가 선택한 절충점의 좌표다.
선행 연구의 공통 한계 네 갈래는 접근이 상이하나, 공통적으로 하나의 근본적 긴장에 직면한다. 곧 안정성-가소성 딜레마로서, 새것을 학습하는 능력(가소성)과 기존 지식을 보존하는 능력(안정성)은 본질적으로 상충한다. Progressive Networks는 동결을 통하여 안정성을, EWC·시냅스 지능은 보호를 통하여 절충을, DEN은 선택적 확장을 통하여 균형을 도모하였으며, 각 접근은 특정 조건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성장·축소하면서도 망각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단일 메커니즘으로 온전히 달성하는 과제는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다. 더 근본적인 난점은 비미분적 구조 변경이다. 뉴런의 추가·삭제는 미분이 정의되지 않아 역전파와 매끄럽게 통합되지 않는다. 뉴톰망은 이 두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하되, 그것이 선행 연구가 직면한 것과 동일한 한계임을 전제로 출발한다.
제 III 부 · 연구 공백과 접근

선행 연구가 제기하지 않은 세 가지 물음

선행 연구는 일관되게 '망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물었다. 그러나 생물 신경계에는 성장 외에도 세 가지 기능이 더 존재한다. 곧 망의 상태를 조절하는 기제, 망 위를 흐르는 조절 신호, 그리고 휴지기의 구조 정리이다. 뉴톰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3연구 공백과 접근: 선행 연구가 간과한 세 요소

뉴톰망의 출발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 신경망을 비교하여야 한다. 곧 장구한 진화의 산물인 생물 신경망, 근래 수십 년의 산물인 인공 신경망, 그리고 그 사이를 지향하는 뉴톰망이다. 이 비교는 기존 인공 신경망이 생물 신경망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배제하였는지를 드러낸다.

기존 인공 신경망은 생물에서 착상을 얻었으나, 실제로는 생물의 핵심 특성 대부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단순화이다. 바로 그 배제가 있었기에 역전파라는 강력한 학습이 가능하였다. 뉴톰망은 그중 일부 — 구조의 가변성, 조절 신호, 유휴 시간의 자기정리 — 를 복원하되 학습 가능성은 유지하는 지점을 모색한다.

생물 신경망 능동·가변·자기조절 성장·가지치기 상시 신경조절·수면 하지만 학습 원리 불명확 기존 AI 신경망 고정 크기·수동 역전파로 강력 학습 구조 불변·망각 취약 학습은 잘 되나 경직 뉴톰망 생물의 능동성 + AI의 학습 가능성 양쪽의 장점을 취하되, 양쪽의 약점(불명확한 학습 / 경직된 구조)은 피하는 것이 목표
그림 2. 세 신경망의 위치. 생물 신경망은 능동적·가변적이지만 학습 원리가 불명확하고, 기존 AI 신경망은 학습은 강력하나 구조가 경직돼 있다. 뉴톰망은 그 사이에서 생물의 능동성과 AI의 학습 가능성을 함께 취하려 한다.

3.1 개념 축의 비교

축생물 신경망기존 AI 신경망뉴톰망
기본 단위신경세포 (상태 보유)노드 (상태 없는 함수)뉴톰 (상태 보유 계산 단위)
연결시냅스 (가소성)가중치 (고정 위상)수냐 (가소성 + 라우팅 우선순위)
지원 세포글리아 (항상성·정리)없음큐리아 (항상성·가지치기)
조절 신호신경전달물질·호르몬없음 (가중치가 곧 행동)나루온 (이동형 조절 데이터)
위상의 표현물리적 축삭·수상돌기밀집·희소 행렬종속 동적 배열 + 백포인터

3.2 작동 축의 비교

축생물 신경망기존 AI 신경망뉴톰망
크기 가변성상시 성장·가지치기학습 전 고정학습 중 성장·휴면·회수
학습 방식국소 가소성 (원리 불명확)전역 역전파역전파 + 국소 규칙 병행 비교
망각/보존수면 공고화로 보존파국적 망각에 취약하한·휴면·정비 모드로 보존
작동 모드 전환신경조절로 모드 전환모드 = 가중치 (전환 불가)나루온 주입으로 실시간 전환
유휴 시간수면·꿈으로 정리·일반화활용 없음 (유휴 = 정지)정비·재생 모드로 자기편집
동기통증·보상의 내재적 동기외부 손실함수만통증·호기심 나루온 (내재적)
자기조절항상성·자율신경없음큐리아 + 자기처방 상위망
실행 하드웨어비동기 병렬 (뉴런 자율)동기 행렬곱 (GPU 최적)비동기 상태형 (전용 모델 필요)
표의 해석 표를 행 단위로 읽으면 각 축에서 뉴톰망이 어느 쪽에 근접하는지가 드러난다. 구조·조절·유휴·동기·자기조절 축에서는 생물 신경망 쪽으로 기울고, 학습 방식 축에서는 기존 인공 신경망의 역전파를 포기하지 않는다. 즉 뉴톰망은 '생물처럼 능동적이면서 인공 신경망처럼 학습 가능한' 교집합을 지향한다. 다만 그 대가가 마지막 행에 명시된다. 비동기 상태형 실행은 현행 GPU에 부합하지 않아, 실행 하드웨어가 미해결 과제로 남는다.

이 비교가 분명히 하는 한 가지는, 뉴톰망의 신규성이 개별 요소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동적 성장망, 신경조절, 국소 학습, 수면 공고화는 각각 개별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뉴톰망의 기여는 이들을 하나의 일관된 생태계로 통합하여, 한 요소의 도입이 다른 요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응집적 구조를 제안하는 데 있다. 곧 수냐 우선순위가 라우팅과 학습을 통합하고, 큐리아 항상성이 그 폭주를 제어하며, 가중치 하한이 가지치기 위험을 탐색으로 전환하고, 나루온 신경조절이 망각을 학습·보존의 모드 전환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다만 '통합이 곧 기여'라는 주장이 검증 가능하려면, 요소들의 단순한 공존을 넘어 각각으로는 불가능한 능력이 결합에서 창발함을 보여야 한다. 요소들이 서로의 부작용을 상쇄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만든 문제를 스스로 수습하는 설계'라는 반론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 설계는 통합이 낳는다고 예측하는 창발적 결과와, 그것을 어느 요소를 제거하면 사라지는지로 확인하는 검증 방식(제거 실험, ablation)을 미리 명시해 둔다.

통합이 낳는 창발 — 제거 실험으로 예고 결합이 기여인지 아닌지는 다음 예측들의 참·거짓으로 판가름된다. 각 예측은 해당 요소를 끈 대조군이 켠 조건보다 명확히 나빠지는지를 측정하여 반증할 수 있다.
  • 나루온 신경조절을 제거하면 학습·보존의 모드 분리가 사라져, 연속 학습 성능이 고정망 수준(파국적 망각)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측한다. 나루온 없이 가중치 하한·큐리아만으로는 '언제 배우고 언제 굳힐지'가 지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 큐리아 항상성을 제거하면 가중치 이중 역할(6절)이 승자독식으로 치달아, 소수 경로만 비대해지고 나머지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한다.
  • 정비·재생 모드를 제거하면 재조합에 의한 새 경로 발견이 사라져, 일반화·통찰형 해의 산출률이 유의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창발 이득이 관측되지 않으면 '통합=기여'라는 주장은 그만큼 약해진다 — 이것이 본 설계가 감수하는 위험이자, 이 주장을 사변이 아닌 검증 가능한 명제로 만드는 조건이다.
선행 연구가 간과한 세 요소 2절에서 검토한 연구들은 모두 '망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생물 신경계에는 성장 외에 세 가지 기능이 더 존재한다.
  • 상태 조절 기제 — 생물의 글리아는 뉴런을 지원하고 과흥분을 억제하며 약한 연결을 정리한다. 기존 인공 신경망에는 망의 상태를 조절하는 주체가 부재하다. → 뉴톰망의 큐리아.
  • 이동형 조절 신호 — 신경전달물질은 연결을 변경하지 않고도 망의 작동 모드를 실시간으로 전환한다. 기존 인공 신경망에서는 가중치가 곧 행동이므로 모드 전환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 뉴톰망의 나루온.
  • 휴지기의 자기정리 — 뇌는 수면 중 기억을 정리·일반화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다. 기존 인공 신경망에서 유휴 시간은 단순한 정지 상태에 불과하다. → 뉴톰망의 정비·재생 모드.
이어지는 제 IV 부는 이 세 기능을 갖춘 생태계가 선행 연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메커니즘 단위로 전개한다.
제 IV 부 · 시스템 설계

뉴톰망의 아키텍처와 작동 메커니즘

본 부에서는 뉴톰망의 메커니즘을 상술한다. 각 절은 단순한 기능 설명에 그치지 않고, 앞서 검토한 선행 연구의 미해결 문제를 뉴톰망이 어떻게 다르게 푸는지를 보인다. 수냐의 가소성에서 출발해 큐리아의 항상성 조절, 나루온의 신경조절, 유휴 시간의 구조 정리에 이르기까지, 각 요소가 하나의 생태계로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을 따라간다.

4뉴톰망의 네 가지 구성 요소

뉴톰망은 노드와 가중치만으로 구성된 구조가 아니다. 계산하는 단위, 연결하는 단위, 조절하는 단위, 그리고 의미를 싣고 이동하는 데이터가 함께 작동하는 생태계이다.

뉴톰(핵심) 수냐 나루온 큐리아 — 뉴톰·수냐에 작용
그림 3. 뉴톰망의 전체 모습. 중심은 뉴톰(진한 파란 노드)이며, 생물 신경망처럼 수냐(연결)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머지 요소는 이 망 위에 얹힌다 — 수냐는 노드를 잇는 곡선, 나루온은 그 경로 위를 이동하는 작은 점(주황)이다. 큐리아(초록)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능동적 조절자다. 뉴톰을 지원할 뿐 아니라 수냐 연결 자체에도 작용해 강도를 조이거나 풀고(강조된 초록 가닥), 약한 연결을 정리한다. 정보는 나루온으로 모이지 않으며, 나루온은 수냐를 따라 흐르다 도착한 뉴톰에만 작용한다.

4.1 뉴톰 — 기본 계산 단위

뉴톰(Neutom)은 Neuron + Atom의 합성이다. 신경세포(neuron)의 생물학적 본질과, 원자(atom)처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단위라는 의미를 함께 담은 이름이다. 단순 노드와 달리 뉴톰은 내부 상태를 가진 디지털 신경세포로서, 입력을 통합하고, 상태를 갱신하며,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고, 출력을 낸다.

뉴톰이 하는 일 중 가장 본질적인 것은 — 하나 이상의 뉴톰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그것을 변환하거나, 그대로 다른 뉴톰에 전달하거나, 기억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 뉴톰은 변환·계산·활성·전달 같은 여러 기능을 갖는다. 이 기능들을 구현하는 한 가지 유력한 방법은 함수 포인터다. 뉴톰마다 어떤 변환 함수, 어떤 활성 함수, 어떤 전달 규칙을 쓸지를 포인터로 지정하면, 모든 뉴톰이 동일한 연산을 수행하는 획일적 망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역할을 맡는 이질적 망을 구성할 수 있다. 아래는 이러한 구상을 개념적으로 스케치한 것으로, 실제 필드 구성은 연구가 진행되며 달라질 수 있다.

// 개념적 스케치 — 확정된 구조가 아님
Neutom {
  state                  // 내부 상태
  fnTransform   →        // 입력 정보를 변환하는 함수 (포인터)
  fnActivate    →        //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는 함수 (포인터)
  fnTransfer    →        // 출력을 전달하는 함수 (포인터)
  infoSlot               // 이 뉴톰에 담기거나 지나가는 정보
  연결 정보 ...           // 수냐와의 연결 (4.5절)
}
뉴톰 ≠ 정보 정보와 뉴톰은 다르며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 뉴톰은 정보가 지나가는 정거장이거나 정보가 담기는 그릇이다. 같은 뉴톰을 여러 정보가 지나갈 수 있고, 한 정보가 여러 뉴톰을 거칠 수 있다. 뉴톰이 한 일(변환·전달·기억)의 결과로 정보가 흐르고 바뀔 뿐, 뉴톰 자체가 곧 특정 정보인 것은 아니다. (다음 장에서 보듯, 개념이 형성되어 국소 뉴톰망이 하나의 뉴톰으로 축소될 때에야 비로소 그 뉴톰에 새 정보가 저장된다.)

4.2 수냐 — 연결과 가소성

수냐(Sunya)는 산스크리트어 śūnya(空)에서 온 이름이다. 여기서 비어 있음은 무(無)가 아니라 관계가 생겨나는 자리를 뜻한다 — 두 뉴톰 사이의 빈 공간이 곧 연결이 성립하는 장소다. 뉴톰이 실체라면, 수냐는 그 실체들 사이의 관계다.

수냐는 두 뉴톰을 잇는 디지털 시냅스로서 연결 강도, 가중치, 방향, 지연(delay), 가소성 정보를 담는다. 기본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이자, 학습에 따라 강해지고 약해지는 가소성의 자리이며, 동시에 나루온이 한 뉴톰에서 다른 뉴톰으로 건너가는 경로이기도 하다.

수냐 설계의 핵심은 가중치가 두 역할을 겸한다는 데 있다. 가중치는 한편으로는 학습된 지식(연결의 중요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루온이 어느 경로로 흐를지를 정하는 라우팅 우선순위다. 강한 수냐일수록 더 많은 나루온이 그 길로 흐르고, 더 많이 흐를수록 그 연결은 더욱 강화된다 — 학습과 신호 전달이 하나의 변수로 통합되는 것이다. 이 이중성의 자세한 작동과 그것이 부르는 안정성 문제는 6절(수냐의 가소성)과 7절(큐리아의 항상성)에서 다룬다.

4.3 큐리아 — 지원과 항상성

큐리아(Curia)는 라틴어 cura(보살핌·관리)에서 온 이름이다. 디지털 글리아에 해당하며, 개별 뉴톰의 계산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뉴톰이 계산에 집중하는 단위라면, 큐리아는 그 계산이 일어나는 환경 전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단위다.

큐리아가 맡으리라 구상하는 일은 대체로 두 층위로 나뉜다. 하나는 국소적 지원이다 — 약해진 연결의 정리, 과도하게 흥분한 영역의 억제, 고립된 단위의 회수처럼, 망의 국지적 건강을 돌보는 작업이다. 다른 하나는 전역적 조절이다 — 망 전체의 가중치 총량이나 메모리 사용량 같은 전역 지표를 감시하고, 그것이 한계를 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작업이다. 뉴톰·수냐·나루온이 저마다 국소 정보만 보고 움직이는 데 반해, 망 전체를 조망하는 시점은 큐리아만이 갖는다.

이 전역적 시점이 왜 필수적인지는 뒤에서 분명해진다. 가소성은 그대로 두면 강한 연결이 더 강해지는 양의 되먹임으로 치달아 망을 무너뜨릴 수 있고(7절), 무한히 성장하려는 망은 유한한 기기 메모리와 충돌한다. 큐리아는 이 둘을 모두 떠안는 조절자로 구상된다 — 다만 그 조절의 구체적 규칙과 임계값을 지금 단계에서 확정하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실험을 통해 정해져야 할 열린 문제이며(17절),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망을 조절하는 독립적 주체가 존재한다"는 구조적 결정 자체다.

4.4 나루온 — 이동형 조절 데이터

나루온(Naruon)은 순우리말 '나루'에 단위를 뜻하는 접미사 '-on'을 결합한 이름이다. '나루'는 강이나 바다에서 배가 닿고 떠나는 자리, 곧 건너감의 자리다. 나루온은 한 뉴톰에서 다른 뉴톰으로 건너가는 데이터라는 점에서 이 이름을 얻었다. 더하여 일본어 なる(naru)가 "되다·변화하다"를 뜻하므로, 상태를 바꾸는 데이터라는 성격과도 공명한다.

나루온은 물질이 아니라 실행형 데이터 객체다. 기본 신호가 "이 뉴톰이 활성화되었다"는 사실만을 전한다면, 나루온은 그 너머의 의미와 조절 효과 — 이를테면 "이것은 중요하다", "보상이다", "위험하다", "기억하라", "억제하라" 같은 — 를 함께 싣고 건너간다. 기본 신호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층위를 담당하는 것이 나루온의 존재 이유다.

작동의 개념은 이렇게 그려진다. 나루온은 망 안에서 생성되어 수냐를 따라 이동하고, 어떤 뉴톰에 도착하면 자신이 지닌 작동 규정에 따라 그 뉴톰이나 연결의 상태를 바꾼다. 그리고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어, 정해진 범위만큼 작용한 뒤에는 약화되어 소멸한다. 즉 나루온은 국소적으로 생성되어, 제한된 거리를 흐르며 작용하고, 소멸하는 일시적 조절 단위다.

하나의 나루온이 개념적으로 갖춰야 할 속성을 스케치하면 — 자신이 일으킬 효과의 성격, 그 작용의 세기, 얼마나 멀리까지 퍼질지를 정하는 영향 범위, 시간에 따라 어떻게 약해지는지의 감쇠 방식, 도착했을 때 실제로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작동 규정, 그리고 선택적으로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의 발신 정보 정도다. 다만 이 속성들의 구체적 형식과 종류는 연구가 진행되며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기서 자료구조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조절 효과를 싣고 스스로 이동하며 작용하는 데이터 단위"라는 개념적 결정이다.

네 요소의 생물학적 대응과 비유의 한계 네 요소는 각각 생물 신경계의 익숙한 짝을 갖는다 — 뉴톰은 신경세포, 수냐는 시냅스, 큐리아는 글리아, 나루온은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성 조절 신호에 대응한다. 다만 이 대응은 직관을 돕기 위한 비유이지 모방의 청사진이 아니다. 어떤 생물학적 물질을 어떻게 본뜰지를 미리 정하기보다, 각 요소가 망 안에서 맡을 기능을 먼저 정의하고 그 구현은 열어 두는 것이 본 설계의 태도다.
생물학적 대응뉴톰망 요소핵심 기능
신경세포뉴톰계산한다
시냅스수냐연결한다
글리아큐리아조절한다
신경전달물질·호르몬성 신호나루온의미·조절을 싣고 건너간다

4.5 수냐의 소유·방향·표현 구조

앞 절들이 수냐를 개념(뉴톰 사이의 관계)으로 기술했다면, 여기서는 그 관계를 자료구조로 어떻게 소유·표현할 것인가를 정한다. 이 결정은 나루온 전파와 큐리아 정규화라는 두 핫 루프의 성능을 좌우하므로, 실행 속도와 메모리 크기를 일차 기준으로 삼는다.

소유: 출발 뉴톰에 종속, 도착 뉴톰엔 백포인터

수냐를 독립 객체나 전역 테이블로 두면, 나루온 전파마다 "이 뉴톰에서 나가는 수냐가 누구인가"를 역참조해야 해 캐시 지역성이 깨진다. 따라서 수냐의 실제 데이터는 출발 뉴톰이 소유하는 동적 배열에 둔다. 한 뉴톰이 활성화되면 나갈 경로가 인접 메모리에 붙어 있어 곧바로 순회할 수 있다.

다만 도착 뉴톰을 회수(가지치기)할 때는 그 뉴톰으로 들어오는 모든 연결을 끊어야 한다. 출력 배열만으로는 이를 찾으려 전체 뉴톰을 스캔해야 한다. 그래서 각 뉴톰에 가중치 없는 가벼운 역방향 백포인터 배열을 둔다 — 데이터는 출발지에만, 위상만 양방향으로.

A → B 연결의 표현 출발 뉴톰 A는 (target, weight) 쌍을 자신의 출력 배열에 보유한다(데이터 소유). 도착 뉴톰 B는 (source) 백포인터만 보유한다(위상만). 전파는 A의 빠른 길로, 정리는 B의 백포인터로 — 성격이 다른 두 작업이 자료구조로 분리된다.

방향과 타입: 배열 분리로 흡수 (SoA)

단방향(A→B)에 더해 양방향(A↔B) 수냐가 섞이면 "누가 가중치를 소유하는가"가 모호해진다. 이를 슬롯마다 type 필드로 구별하면 64비트 포인터 옆 1바이트 태그가 정렬 패딩으로 7바이트를 버린다 — 수백만 개의 수냐에서는 이 패딩만으로 수십 MB가 낭비된다. 대신 타입별로 배열을 분리한다(structure-of-arrays). 어느 배열에 들어 있느냐가 곧 타입이므로 type 필드 자체가 사라지고, 배열 길이가 곧 타입별 개수가 된다.

Neutom {
  state                  // 내부 상태
  outCount,  out[]       // { target, weight }  순방향 — 데이터 소유
  inCount,   inRefs[]    // { source }          백포인터만
  biCount,   bidir[]     // { target, weight }  양방향
}

이렇게 하면 if type == OUT 같은 분기가 사라진다. 나루온 전파는 out[]·bidir[]만, 큐리아 정리는 inRefs[]·bidir[]만 통째로 훑는다 — 분기 제거가 곧 속도다. 양방향은 기본적으로 비대칭형(양쪽 강도가 독립적으로 변하는, 방향이 반대인 두 단방향의 공존)으로 다루고, 강도를 공유해야 하는 특수한 경우에만 대표 소유 방식으로 처리한다.

뉴톰 A — 데이터 소유 outCount = 3 out[0] { target→B, weight=1420 } out[1] { target→C, weight= 880 } out[2] { target→D, weight= 5 } 슬롯 = 포인터 + 32비트 정수 가중치 뉴톰 B — 백포인터만 inCount = 2 inRefs[0] { source→A } inRefs[1] { source→X } 가중치 없음 — 위상만 데이터는 A의 out[0]에 B는 "A가 나를 가리킴"만 기억 같은 A→B 연결을, A는 데이터로 / B는 백포인터로 — 중복 없이 양방향 순회 8바이트 슬롯이 캐시 라인(64B)에 정확히 정렬되어 패딩 0
그림 4. 수냐의 SoA 메모리 레이아웃. 출발 뉴톰 A는 (target, weight) 쌍배열로 데이터를 소유하고, 도착 뉴톰 B는 (source) 백포인터만 보유한다. 타입은 배열 분리로 흡수되어 슬롯에 태그 필드가 없고, 정렬 패딩이 생기지 않는다.

표현: 포인터 구조와 32비트 정수 가중치

target은 2층 주소 체계로 둔다. 여기서 두 요구가 충돌하는 듯 보인다 — 캐시 지역성은 좁은 고정 폭 인덱스(uint32)를 원하고, '무한 성장'은 그 상한(약 40억)을 넘어서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 충돌은 두 층위를 뒤섞은 데서 오는 착시다. 상태를 보유한 뉴톰이 40억 개에 이르면 이미 어떤 단일 기기의 메모리도 초과하므로(7.1절의 유한 메모리 서술), uint32 인덱스의 상한은 현실적 메모리 상한보다 뒤에 온다. 따라서 한 기기 안에서는 uint32(필요시 uint64) 인덱스를 써서 캐시 이점을 온전히 취하고 — 이것이 SoA·8바이트 정렬·자유 리스트의 캐시 최적화와 일관된 선택이다 — '무한 성장'은 기기를 넘어서는 분산·영속 계층의 주소 문제로 옮긴다. 곧 캐시 적대적인 넓은 포인터를 단일 자료구조에 요구하지 않고, 기기 내부(고정 폭 인덱스)와 기기 간(분산 주소)을 분리하는 것이다. 분산 계층의 구체적 주소 형식은 후속 연구의 과제로 남긴다.

weight는 32비트 정수로 두되, 결정성은 자료형이 아니라 실행 규율로 확보한다. 정수를 택하는 실익은 분명하다. 하한·상한 clip 비교와 큐리아의 Σw 정규화가 정수에서 더 빠르고 명확하며, 32비트(약 ±21억)면 가중치 해상도로 충분하다. 다만 "정수라서 도착 순서와 무관하게 결정론적"이라는 결론은 순수 덧셈에만 참임을 분명히 해 둔다. 포화 연산 clip은 결합법칙을 깨고(경계 부근에서 clip(clip(a+b)+c) ≠ clip(a+clip(b+c))), 여기에 정규화(나눗셈)와 나루온 작용의 곱셈이 더해지면 비동기 도착 순서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 그러므로 결정성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산술 형식이 아니라 실행 규율로 이를 확보한다 — 조절 주기 경계에서 고정 순서 리덕션(뉴톰 ID 순으로 누적)을 적용하거나, 주기 중 읽기와 쓰기를 분리하는 이중 버퍼링을 둔다. 요컨대 뉴톰망의 결정성은 "정수라서"가 아니라 "정수 + 고정 순서 리덕션이라서" 성립한다.

성장: 자유 리스트로 빈자리 재사용

가지치기로 배열 중간이 비는 일이 잦으므로, 삭제마다 재할당하면 느리다. 회수된 슬롯을 자유 리스트(free list)로 연결해 재사용한다 — 빈 슬롯에 다음 빈 슬롯의 위치를 적어 연결고리로 쓰면, 추가 메모리 없이 삭제 O(1)·추가 O(1)을 얻고 단편화도 막는다.

항목선택일차 이유
수냐 소유출발 뉴톰 종속 배열 + 도착 뉴톰 백포인터전파 지역성 / 가지치기 역참조
타입 표현배열 분리 (SoA), 태그 필드 없음패딩 제거(메모리) · 분기 제거(속도)
양방향비대칭형 기본, 대칭형은 특수 케이스독립 학습 / 자료구조 거의 불변
target2층: 기기 내 인덱스 + 기기 간 분산 주소캐시(기기 내)와 무한 성장(기기 간)을 층위로 분리
weight32비트 정수 + 고정 순서 리덕션clip/정규화 효율 · 결정성은 실행 규율로 확보
빈자리자유 리스트삭제·추가 O(1), 단편화 0
열린 결정 (후속)
  • 포인터 폭 — 128비트 초과 가변 길이 포인터의 구체적 인코딩과 그에 따른 캐시 최적화 재설계.
  • 고정소수점 여부 — 32비트 정수를 순수 정수로 볼지, 암묵적 소수점을 둔 고정소수점으로 볼지(미세 갱신이 필요하면 후자).
  • 곱셈 오버플로 규약 — 나루온의 작용 강도와 수냐 가중치의 곱 연산 시 중간값을 64비트로 받고 32비트로 clip해 내리는 처리.

4.6 각 요소의 세분화

뉴톰망의 네 요소는 — 생물의 신경세포·시냅스·글리아·신경전달물질이 그러하듯 — 각각 다시 여러 종류로 세분화될 수 있다. 단일한 균질 단위가 아니라, 역할에 따라 분화된 변종들의 집합으로 보는 것이다. 아래는 그 분화의 방향을 예시한 것이며, 종류와 명칭을 지금 확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분화는 생물 신경계가 보여주는 다양성과 같은 방향이다. 다만 어떤 종류가 실제로 필요하고 어떻게 구현될지는 연구가 진행되며 정해질 것이므로, 여기서는 "각 요소가 균질하지 않고 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는 데 의의를 둔다.

5정보의 위계: 기본정보에서 개념까지

앞 절에서 네 구성 요소를 소개하며 두 종류의 흐름을 언급하였다. 곧 활성화 여부를 전달하는 기본 신호와, 조절 효과를 싣고 이동하는 나루온(그 상세한 작동은 11절에서 다룬다)이다. 그러나 연결된 뉴톰 사이에는 세 번째이자 가장 본질적인 것이 흐른다. 바로 정보(information) 그 자체이다.

나루온이 "어떻게 처리할지"(강화·억제·각성)를 정한다면, 정보는 "무엇을 처리하는지"를 담는다. 감각, 느낌, 언어, 논리, 수리, 물리, 자아, 의지, 기억 — 그리고 그 밖의 수많은 내용이 모두 이 정보에 해당한다. 정보는 뉴톰망의 구성 요소들 사이를 흐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 가지 흐름의 구별
  • 기본 신호 — "이 뉴톰이 활성화되었다"는 발화 사실.
  • 나루온 — "이것을 강화/억제/각성하라"는 조절 효과 (처리 방식).
  • 정보 — 그 활성화가 실어 나르는 내용물 그 자체 (처리 대상).

5.1 기본정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유한한 근원

정보에도 물리학의 기본 입자나 수학의 공리에 해당하는 바닥이 있다. 물리학에서 원자·쿼크가, 수학에서 수 그 자체·공리·연산 체계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시작점이듯, 정보에도 더 이상 쪼갤 수 없으며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기본정보가 있다는 것이 본 설계의 전제다.

그 정확한 수는 여기서 단언하지 않는다. 무엇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위로 셀 것인가라는 개별화(individuation)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 색을 세 원색으로 볼지 수십 색상으로 볼지, 음소·정서·기하 프리미티브를 어느 입도로 나눌지에 따라 총수는 자릿수까지 달라진다. 따라서 본고는 특정 숫자를 확정하는 대신 두 가지만을 주장한다. 첫째, 기본정보의 집합은 유한하다 — 무한한 알파벳으로는 조합의 바닥이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그 규모는 감각 프리미티브(색·형태·소리·질감 등), 원초적 정서가(價), 공간·시간·수량의 기초 관계, 기본 논리 연산 등의 범주를 열거하여 가늠할 수 있으며, 잠정적으로 수백 규모로 추정된다. 이 규모는 개별화 기준이 확정되고 실제 열거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값으로 굳는, 검증 대상인 가설이다.

중요한 구별은, 기본정보가 "근원 뉴톰"이 아니라 뉴톰이 주고받는 정보의 값·타입이라는 점이다. 뉴톰은 그릇이고, 정보는 내용물이다. 이 유한한 기본정보 집합은 뉴톰망 위를 흐르는 모든 정보의 알파벳이며, 그 위의 모든 정보는 이 알파벳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상위 개념 예: 반려동물 (#8430) 개념: 고양이 #5821 개념: 개 #5907 털 #12 소리 #47 형태 #88 움직임 #103 충성 #210 …유한 합성정보 합성정보 기본정보(유한) 기본정보(공리) → 개념 → 상위 개념. 한 번 형성된 개념은 상위 개념의 기본 단위가 된다.
그림 5. 정보의 위계. 유한한(잠정 수백 규모) 기본정보(파랑)가 시스템의 알파벳이다. 이들이 모여 개념(초록)을 이루고, 형성된 개념은 다시 상위 개념(주황)을 만드는 기본 단위가 된다. 수학에서 증명된 정리를 다시 공리처럼 쓰는 것과 같다.

5.2 개념의 형성과 통합: 국소 뉴톰망이 하나의 뉴톰으로

뉴톰망의 핵심 역할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기본정보가 모여 개념을 이루는 일 — 그 합성이 일어나는 장소가 곧 뉴톰망이며, 그 방식에 이 설계의 독자성이 있다.

여러 정보가 모여 상위의 개념으로 추상화(abstraction)가 일어나면, 그 개념은 새로운 번호가 할당된 정보가 된다. 그리고 그 개념을 표상하던 국소 뉴톰망은 하나의 뉴톰으로 축소되며, 그 뉴톰에는 새로 만들어진 정보가 저장된다. 예컨대 털·소리·형태·움직임이라는 정보들을 처리하던 뉴톰들이 모여 "고양이"라는 개념으로 추상화되면, 그 국소망이 단일 뉴톰으로 접히고 그 뉴톰에 "고양이"라는 새 정보(가령 #5821)가 저장된다. 이제 "고양이"는 더 상위의 개념을 형성할 때 기본정보처럼 취급되는 하나의 정보 단위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앞 장의 원칙(뉴톰 ≠ 정보)이 다시 확인된다. 평소 뉴톰은 정보가 지나가는 정거장일 뿐이지만, 추상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한해 통합 뉴톰이 새 정보를 담는 그릇이 된다. 즉 개념 형성이란 "흐르던 정보"를 "저장된 정보"로 응결시키는 사건이다.

접힘의 세 조건 — 구상의 조작적 스케치 개념 접힘이 압축·속도 이득의 핵심 하중을 지므로, 그 발동 조건과 경계 처리를 개념 수준에서라도 조작적으로 밝혀 둔다(형식의 확정은 후속 과제다).
  • 발동 조건. 임의의 국소망을 아무 때나 접지 않는다. 같은 뉴톰 집합이 반복해서 함께 활성화되어 내부 수냐 강도가 안정적으로 임계를 넘고(공고화), 재생 모드(12절)의 되풀이에서도 그 패턴이 유지될 때 비로소 하나의 개념으로 인정하여 접는다. 곧 접힘은 각성기의 즉시 사건이 아니라 정비·재생을 거친 확정 사건이다.
  • 국소망 경계. 무엇을 안으로 접고 무엇을 밖에 둘지는, 집합 안의 수냐 강도가 집합을 가로지르는 수냐 강도보다 뚜렷이 높은 강결합 클러스터로 정한다. 경계가 모호하면 접지 않고 다음 주기로 미룬다 — 성급한 접힘보다 유보가 안전하다.
  • 경계를 넘는 진행 중(in-flight) 연결. 접히는 순간에도 국소망 바깥과 오가던 연결(수냐)은 살아 있다. 이들은 소실되지 않고 통합 뉴톰이 그대로 승계한다 — 안으로 들어오던 수냐는 통합 뉴톰의 입력으로, 밖으로 나가던 수냐는 그 출력으로 재배선된다. 접힘은 내부를 감추되 인터페이스는 보존하는 연산이다.
같은 개념이 맥락에 따라 다르게 접힐 가능성(다중 추상화)은 더 정교화할 지점으로 남긴다.
개념 형성 전 — 국소 뉴톰망 여러 뉴톰이 함께 한 개념을 표상 통합(접힘) 새 정보번호 발급 개념 형성 후 — 통합 뉴톰 고양이 #5821 하나의 단위로 작동 — 빠르고 가볍게
그림 6. 개념의 통합. 한 개념을 표상하던 국소 뉴톰망(왼쪽)이 형성을 마치면, 새 정보 번호를 받아 하나의 통합 뉴톰(오른쪽)으로 접힌다. 이후 그 개념을 쓸 때마다 내부를 다시 계산하지 않고 통합 뉴톰 하나로 처리하므로, 자주 쓰는 개념일수록 빠르고 가벼워진다.

이 통합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한다. 첫째, 속도 — "고양이"를 인식할 때마다 수염·귀·꼬리 뉴톰을 일일이 켜는 대신 통합 뉴톰 하나로 처리한다. 둘째, 메모리 — 같은 개념이 여러 곳에서 쓰여도 한 번만 정의되고 나머지는 참조로 남는다. 자주 쓰는 개념일수록 압축 효과가 커진다.

정보 번호 체계는 가변 길이여야 한다 기본정보는 유한하지만, 합성정보(개념)는 형성될 때마다 새 번호가 발급되어 무한히 늘어난다. 따라서 정보 번호 공간은 고정 폭일 수 없다. 이는 4.5절에서 포인터를 가변 길이로 열어둔 결정과 같은 방향이다 — 뉴톰망의 무한 성장은 주소뿐 아니라 정보 번호에서도 무한을 요구한다.

5.3 사전식 압축에 빗대어: 등록과 참조

개념 통합의 작동 방식은 사전식 압축(LZ 계열)에 빗댈 수 있다. 다만 정확히 말하면, 빌려오는 것은 "데이터를 작게 만든다"는 압축의 목적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을 사전에 한 번 등록하고, 그 자리엔 짧은 참조만 남긴다"는 사전(dictionary)의 메커니즘이다. 국소 뉴톰망이 "고양이"로 추상화되면 그 패턴이 정보 사전에 #5821로 한 번 등록되고, 이후 그 개념이 등장할 자리엔 전체 국소망을 다시 펼치는 대신 #5821 참조가 들어간다. 같은 개념이 여러 곳에서 쓰일수록 참조의 이득이 커진다.

여기서 비유의 한계도 분명히 해둔다. 일반적인 무손실 압축은 원본을 완벽히 복원하는 것이 전제지만, 개념 통합은 상황에 따라 손실과 무손실 사이를 오간다. 어떤 개념은 세부까지 보존돼야 하고(무손실 — 정밀한 정의가 중요한 개념), 어떤 개념은 골자만 남아도 된다(손실 — 자주 쓰지만 세부는 흐려져도 되는 개념). 인간 기억이 그러하듯, 최근의 또는 중요한 개념은 무손실에 가깝게, 오래되고 덜 쓰이는 개념은 손실 쪽으로 다뤄진다. 즉 뉴톰망의 "압축"은 고정된 알고리즘이 아니라, 개념마다 보존 수준이 다른 적응적 사전에 가깝다.

무손실 손실 세부 완전 복원 골자만 보존 최근·중요 개념 보통 개념 오래·희소 개념 큐리아가 메모리 압박을 느끼면, 덜 쓰이는 개념을 손실 쪽으로 밀어 메모리를 회수한다. 가지치기가 "삭제"가 아니라 "해상도 낮추기"로 부드러워진다.
그림 7. 압축의 스펙트럼. 통합 뉴톰마다 압축 수준이 다르며, 그 개념의 중요도·사용빈도가 위치를 정한다. 큐리아는 자원 상황에 따라 개념을 손실↔무손실 사이에서 재조정한다 — 연결을 통째로 제거하는 대신 해상도를 낮추는 점진적 축소다.

5.4 개념의 재학습: 가소성으로 펼치고 다시 굳히다

통합 뉴톰은 화석이 아니다. 뇌신경계의 가소성처럼, 형성된 개념도 새 경험에 따라 내부가 재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고양이" 개념도 새로운 고양이를 만나면 미세하게 갱신된다.

여기서도 앞서 정한 메커니즘이 그대로 적용된다. 갓 형성된 개념은 가소성이 높아 쉽게 재조정되고(아직 굳지 않음), 오래 안정적으로 쓰인 개념은 가소성이 낮아 잘 변하지 않는다(굳음). 이는 나루온 신경조절과 정확히 같은 결이다 — 가소성형 나루온이 깔리면 통합 뉴톰이 펼쳐져 재학습되고, 안정형 나루온이 깔리면 굳는다. 그리고 그 개념이 틀렸다는 신호(통증 나루온)가 오면 가소성이 올라가 자동으로 펼쳐진다.

한 몸으로 작동하는 세 메커니즘 개념 형성 = 국소 뉴톰망이 사전에 새 번호로 등록되어 참조로 압축됨. 압축 수준 = 중요도·빈도에 따라 손실↔무손실 사이에서 가변, 큐리아가 메모리 상황에 맞춰 조정. 개념 수정 = 가소성 나루온이 깔리면 펼쳐져 재학습, 안정형이 깔리면 굳음. 압축·조절·가소성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한 메커니즘으로 이어진다.

6수냐의 가소성: 강화·약화·우선순위

뉴톰망의 학습은 본질적으로 수냐 가중치의 변화다. 핵심 설계 결정은 가중치를 단순한 "신호 세기"가 아니라 나루온 전달의 우선순위로 해석하는 데 있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변수가 두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가중치는 학습된 지식이면서 동시에 라우팅 정책이다. 강한 수냐일수록 더 많은 나루온이 그 길로 흐르고, 더 많이 흐를수록 그 연결은 더 강화된다. 이는 도널드 헵이 1949년 제시한 활동 의존적 가소성 — 흔히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함께 연결된다"로 요약되는 헵 규칙 [1] — 을 디지털로 옮긴 것이다.

강화와 약화의 규칙

각 수냐 s의 가중치 w는 통과하는 나루온의 양에 따라 강화되고, 사용되지 않으면 감쇠 계수에 따라 약화된다. 약화된 수냐는 나루온 전달 우선순위가 낮아져 점점 더 적은 신호를 받고, 강화된 수냐는 그 반대다.

ws ← clip( ws + η·(나루온 통과량 − 감쇠계수·휴면도),  wmin,  wmax )

이 한 줄 안에 강화(통과량), 약화(감쇠 계수), 폭주 방지(상한 clip), 그리고 다음 절에서 다룰 하한(wmin)이 모두 들어간다. 다만 이 국소 규칙만으로는 위험한 양의 피드백이 생긴다 — 그것을 막는 것이 큐리아의 일이다.

설계 노트 · 국소와 전역의 분리 수냐 하나는 자기 통과량만 안다(국소 정보). 한 뉴톰에 매달린 수냐 전체의 균형은 큐리아만 본다(전역 정보). 이 분리가 뒤따르는 모든 안정성 메커니즘의 토대다.

결합은 우아함이 아니라 검증 대상이다

가중치가 학습 강도와 라우팅 우선순위를 겸하는 이 결합은 그 자체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결합에는 두 가지 대가가 따른다. 첫째, "강한 수냐가 더 많은 나루온을 받아 더 강해진다"는 되먹임은 방치하면 승자독식으로 치닫는다(그래서 다음 절의 큐리아 항상성이 요구된다). 둘째, 라우팅과 강도가 한 변수인 이상 강하지만 드물게 쓰이는 연결 — 중요하되 가끔만 필요한 경로 — 이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이는 결합이 스스로 부른 문제이므로, "큐리아가 이를 수습한다"는 서술만으로는 결합의 순이득이 입증되지 않는다.

따라서 본 설계는 결합을 기정사실로 두지 않고, 분리형 대조 설계(라우팅 점수와 학습 가중치를 별도 변수로 둔 변형)를 나란히 두어 학습 전략 절(14절)의 트랙 비교와 동일한 방법론으로 검증한다. 결합형이 같은 예산의 분리형을 실측에서 이겨야 비로소 결합이 정당화되며, 그렇지 못하면 분리형을 채택한다. '드물지만 중요한 경로' 문제는 분리형에서 라우팅 점수와 무관한 보존 우선순위를 별도로 부여함으로써 자연히 해소된다 — 결합형이 이를 이기려면, 하나의 변수로도 그 경로를 잃지 않음을 보여야 한다.

7큐리아의 항상성: 폭주와 메모리 사용량의 조절

가중치 우선순위가 만드는 양의 피드백을 방치하면 망은 붕괴한다. 강한 수냐가 더 많은 나루온을 받아 더 강해지고, 그래서 더 받는 구조는 소수의 경로만 비대해지고 나머지가 소멸하는 승자독식 구조로 귀결된다.

생물의 뇌는 이를 항상성 조절(homeostatic scaling)로 막는다. 한 뉴런에 들어오는 총 입력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전체를 재조정하는 시냅스 스케일링이 그것이다 [2]. 흥미롭게도 이 항상성은 Hebbian 학습이 만든 개별 시냅스의 상대적 차이를 보존하면서 전체 이득만 조정하므로, 학습을 지우지 않고 안정화한다. 뉴톰망에서 이 역할은 정확히 큐리아의 몫이다.

큐리아 OFF — 폭주 뉴톰 한 경로만 비대해지고 나머지는 소멸 큐리아 ON — 항상성 뉴톰 총합을 일정하게 유지 하나 강해지면 나머지 축소
그림 8. 큐리아의 항상성 조절. 한 뉴톰에 연결된 수냐 가중치 총합에 상한을 두고, 하나가 강해지면 나머지를 비례 축소시켜 폭주를 막는다. 이 ON/OFF는 그대로 비교 실험의 대조군이 된다.

구체적으로 큐리아는 매 조절 주기마다 각 뉴톰에 연결된 수냐 가중치의 총합 Σws을 점검하고, 그 값이 목표치를 넘으면 전체를 비례적으로 정규화한다. 개별 수냐는 여전히 자기 규칙으로 강해지지만, 그 강화는 항상 "전체 예산 안에서의 재분배"가 된다. 이것이 폭주를 막으면서도 학습을 멈추지 않는 균형점이다.

역할 분담 뉴톰·수냐·나루온은 국소 정보만 보고 움직인다. 큐리아만 전역을 조망한다. 그 조망이 어떻게 비동기 병렬성을 깨지 않고 이루어지는지는 7.2절에서 다룬다. 실험에서 "큐리아 ON/OFF"는 곧 "(근사) 항상성 있음/없음" 대조가 되어, 항상성의 효과를 깨끗하게 측정할 수 있다.

7.1 메모리 압박 조절: 유한한 자원 위의 무한 성장

큐리아의 항상성은 가중치 균형에만 머물지 않는다. 뉴톰망의 성장은 무한대를 지향하지만, 실제로 망이 올라가는 컴퓨터나 기기의 메모리는 유한하다. 따라서 큐리아는 가중치 총합뿐 아니라 전체 메모리 사용량도 감시하며 망을 조절해야 한다. 이것은 추상적 원칙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제 하드웨어 위에서 돌아가게 하는 필수 장치다.

큐리아는 메모리 사용량이 기기의 한계에 다가가면 단계적으로 대응한다. 가장 먼저 오래 휴면한 수냐를 회수하고(8·9절), 그래도 부족하면 덜 쓰이는 통합 뉴톰의 압축을 손실 쪽으로 밀어 해상도를 낮추며(5.3절), 끝내 고립된 뉴톰을 회수한다. 즉 메모리 압박은 가지치기와 압축을 촉발하는 전역 신호로 작동한다.

메모리 상황큐리아의 대응
여유 있음회수 보류 — 휴면 수냐·개념을 무손실로 보존
압박 시작가장 오래 휴면한 수냐부터 회수
압박 심화덜 쓰이는 통합 뉴톰을 손실 압축으로 — 해상도 낮춤
한계 임박고립된 뉴톰 회수 + 손실 압축 범위 확대
무한 성장과 유한 자원의 화해 뉴톰망은 원리적으로 무한히 자랄 수 있지만, 큐리아의 메모리 조절이 그 성장을 현재 기기가 감당할 수 있는 형태로 끊임없이 다듬는다. 중요한 것은 통째로 버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 손실 압축은 개념을 지우는 게 아니라 흐리게 만들 뿐이어서, 자원이 다시 여유로워지거나 그 개념이 다시 중요해지면 가소성을 통해 선명해질 수 있다.

7.2 전역 조절이 비동기성을 깨지 않으려면 — 정확한 총합이 아니라 추정

지금까지 큐리아는 '각 뉴톰의 Σw'(가중치 균형)와 '전체 메모리 사용량'이라는 두 전역 지표를 조절한다고 기술하였다. 여기서 정직하게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이 전역 조절은 그 자체가 전역 동기화 지점이 될 위험을 안는다. 수백만 개의 비동기 뉴톰이 도는 와중에 두 지표를 매 순간 정확히 읽어 정규화하려면 어느 시점엔가 전역 배리어가 필요하고, 이는 뉴톰망이 지향하는 비동기 병렬성(3.2절, 그리고 17절 Q5)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해법은 정확한 전역 총합을 고집하지 않고 전역 추정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 완화로 항상성과 병렬성이 공존한다. 그 대가로 항상성은 '정확한 순간 균형'이 아니라 '수렴하는 근사 균형'이 되지만, 폭주를 막는 데에는 근사로 충분하다. 곧 큐리아가 보는 전역은 '정확한 전역'이 아니라 '추정된 전역'이며, 이 완화가 없으면 하드웨어 절(Q5)의 비동기 실행은 성립하지 않는다.

8가중치 하한과 탐색: 절단 없는 휴면화

약해진 수냐를 0으로 보내 완전히 끊는 것은 위험하다. 가중치가 0에 닿으면 그 수냐는 수학적으로 죽는다 — 나루온 통과량이 0이니 다시 강화될 입력 자체가 사라지고, 영영 부활할 길이 없어진다.

그래서 뉴톰망은 모든 수냐에 양의 하한 wmin > 0을 둔다. 거의 쓰이지 않는 연결도 완전히 닫히지 않고 "휴면" 상태로 남는다. 환경이 바뀌어 그 길로 다시 신호가 흐르면 재강화될 여지가 살아 있다.

하한이 동시에 해결하는 두 문제

설계 함의 하한을 두면 자연히 질문이 생긴다 — 수냐가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진짜 가지치기는 언제 일어나는가? 하한만으로는 망이 계속 비대해질 수 있다. 다음 절이 이 문제를 다룬다.

9가지치기: 망 축소의 메커니즘

수냐 가중치는 하한 위에서 살아남되, 물리적 회수는 가중치가 아닌 별도의 기준으로, 큐리아가 판단한다. 가중치는 라우팅을 위한 값이며, 존속 여부는 그와 분리된 결정이다.

이 분리는 "활성도가 낮다"와 "쓸모가 없다"를 구별하게 해준다. 어떤 연결은 드물게 쓰이지만 결정적일 수 있다. 따라서 회수의 기준은 단일한 가중치 값이 아니라, 오랜 미사용 + 전역 자원 압박의 결합이어야 한다. 망에 여유가 있으면 휴면 수냐를 그대로 두고, 메모리 압박이 커질 때에만 큐리아가 가장 오래 잠들어 있던 연결부터 회수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축소의 단위를 수냐가 아니라 뉴톰으로 올릴 수 있다. 연결된 모든 수냐가 최저치인 고립된 뉴톰 — 즉 어떤 흐름에도 참여하지 않게 된 계산 단위 — 을 큐리아가 통째로 회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개별 연결은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망의 잉여 구조는 덜어낼 수 있다.

강화 우선순위 ↑ 약화 우선순위 ↓ 휴면 w_min 위에서 대기 회수 큐리아 판단 신호 재유입 시 재강화 (부활 가능) 오랜 미사용 + 자원 압박일 때만
그림 9. 수냐의 상태 전이. 약화는 즉시 삭제가 아니라 우선순위 강등과 휴면을 거친다. 휴면 상태에서도 신호가 다시 흐르면 부활하며(녹색 점선), 회수는 오직 오랜 미사용과 자원 압박이 겹칠 때 큐리아가 판단한다.

10나루온의 전파와 영향 범위

나루온은 신호와 다르다. 기본 신호가 "활성화되었다"는 사실을 전한다면, 나루온은 "이 정보가 중요한가, 보상인가, 위험인가, 기억해야 하는가, 억제해야 하는가"라는 의미와 조절 효과를 싣고 건너간다.

나루온은 하나의 데이터 객체로서 수냐를 따라 이동하다 뉴톰에 도착하면, 자신이 지닌 작동 규정에 따라 그 뉴톰이나 연결된 수냐의 상태를 바꾼다. 그리고 자신의 영향 범위를 하나 줄인다. 이 영향 범위는 "이 조절 신호가 망 안에서 몇 홉(hop)까지 퍼질 수 있는가"를 정하는 일종의 수명이다.

도착마다: 작동 규정 실행 → 상태 변경,   영향 범위 −1,   감쇠 규칙에 따라 작용 강도 약화

영향 범위가 0에 도달하면 더는 건너갈 자격이 없으므로 큐리아가 회수·소멸시킨다. 여기에 감쇠가 더해지면 작동이 한층 자연스러워진다 — 범위와 별개로 작용 강도 자체도 매 단계 약해지게 하면, 멀리 갈수록 효과가 옅어진다. 생물에서 신경전달물질이 확산되며 농도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10.1 분기 전략: 영향 범위의 분할

디지털 뉴톰망에서는 한 뉴톰이 여러 수냐로 연결되므로, 나루온이 한 줄기로만 흐르지 않고 여러 갈래로 분기할 수 있다. 이때 남은 영향 범위를 어떻게 다룰지가 핵심 설계 선택지다.

전략카운터 처리성격
복제형분기마다 같은 카운터를 복사영향이 넓게 퍼짐 (확산 우선)
분배형카운터를 갈래 수로 나눠 배분총 영향량 보존 (균형)
집중형가장 강한 수냐 한 줄기로만 전달깊고 좁게 전파 (집중)

세 전략은 망의 거동을 질적으로 다르게 만든다. 복제형은 한 번의 조절이 망 전역으로 번지게 해 "전역적 상태 변화" 같은 효과에 맞고, 분배형은 자원을 보존하며 국소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집중형은 강한 경로를 따라 깊이 파고들어 특정 회로를 집중적으로 조절한다. 이 선택은 나루온이 일으키려는 효과의 성격과도 맞물린다 — 망 전역에 걸친 상태 변화를 의도한다면 넓게 퍼지는 복제형이, 특정 회로를 깊이 조절하려면 집중형이 어울리는 식이다.

설계 노트 · 예산으로서의 영향 범위 나루온의 영향 범위를 단순한 정수 홉 수가 아니라 에너지 예산으로 보는 확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강한 수냐를 지날 때는 적게, 약한 수냐를 비집고 갈 때는 많이 소모하게 하면 — 나루온이 자연히 "잘 닦인 길"로 흐르고 그 길을 더 강화한다. 물길이 강을 이루듯, 정보의 흐름이 망의 지형을 스스로 조각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파 개념을 흐름으로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어디까지나 작동의 골격을 보이기 위한 개념적 스케치이며, 구체적 형식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 개념적 스케치 — 나루온 한 개의 전파
나루온이 수냐를 따라 어떤 뉴톰에 도착하면:
    그 뉴톰(또는 연결된 수냐)의 상태를 작동 규정대로 바꾼다
    영향 범위를 하나 줄이고, 작용 강도를 감쇠시킨다

    만약 영향 범위가 남아 있다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냐(들)를 고른다      // 복제 / 분배 / 집중
        남은 영향 범위를 그 전략에 따라 나눈다
    그렇지 않으면:
        나루온은 큐리아에 의해 회수·소멸된다

11나루온 신경조절: 연결 불변의 모드 전환

기존 신경망에서 "학습된 가중치"와 "현재 작동 모드"는 사실상 같은 것이다. 가중치를 바꾸지 않으면 행동도 고정된다. 나루온은 이 둘을 분리한다.

나루온을 망에 주입하면, 수냐 가중치(장기 학습된 구조)는 그대로 둔 채 망 전체의 작동 특성만 실시간으로 바뀐다. 이것이 생물의 신경조절(neuromodulation)에 대응하는 발상이다. 같은 회로라도 어떤 조절 신호가 흐르느냐에 따라 더 기민해지거나, 더 잘 배우거나, 더 안정되는 등 서로 다른 모드로 작동할 수 있다 — 연결은 그대로인데 그것이 놓인 조절 환경이 모드를 바꾸는 것이다.

나루온이 일으킬 수 있는 효과의 갈래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구상 단계에서 탐색해 볼 만한 방향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는 확정된 분류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조절이 유용할지를 가늠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탐색할 조절 방향(예시)작용 대상기대 효과
활성 촉진전달 속도·이득전파가 빨라지고 활성 문턱이 낮아져 망이 민감·기민해짐
가소성 조절학습률수냐 강화·약화의 폭이 커져 "지금 배우라"는 신호로 작동
안정화큐리아 억제력폭주 억제를 강화해 망을 가라앉히고 구조를 굳힘
경로 조절방향별 우선순위상향/하향 전달 경로의 개폐를 조절
파국적 망각의 해법이 숨어 있다 만약 가소성을 조절하는 나루온을 둘 수 있다면, 학습과 보존을 모드 전환으로 다룰 수 있다. 새 과제를 배울 때는 가소성을 높이는 신호로 빠르게 학습하고, 다 배운 뒤에는 안정화 신호로 그 구조를 굳히는 식이다. 학습 단계와 보존 단계를 분리하는 이 발상은 연속 학습(continual learning) 연구의 최신 흐름과 정확히 맞닿는다.

나루온이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입된다는 점에는 또 다른 함의가 있다. 같은 망에 서로 다른 조절을 가해 여러 작동 모드로 운용하거나, "이 조절을 가하면 망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관찰하는 일종의 실험적 개입이 가능해진다 — 망의 내부 상태를 진단하고 조정하는 새로운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균형추 생물의 신경전달물질이 수십 종에 이르는 것은 진화의 누적이지 설계의 최적이 아니다. 처음부터 많은 종류를 도입하면 상호작용 조합이 폭발해 검증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소수의 기본 조절 갈래로 출발해 효과를 확인하고 점차 늘려 가는 편이 합리적이다 — 다만 그 적정 수는 실험으로 정해질 열린 문제다.
사변적 확장은 부록으로 나루온을 신경전달물질에 견주면, 생물 약리학의 개념틀(작용제·길항제·내성·금단)을 빌려 망의 거동을 더 정교하게 다루거나, 발신지 주소로 출처 신뢰도를 세우는 확장을 상상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에 3차 현상을 부여하는 사변에 가까워, 4~9절의 검증 가능한 공학적 핵심과 뒤섞이면 그 신뢰를 오히려 깎을 수 있다. 따라서 이 확장들은 본류에서 떼어 부록 A(사변적 확장)에 따로 둔다 — 핵심은 방어력을 지키고, 전망은 전망대로 자유롭도록.

12정비·재생 모드: 유휴 시간의 자기편집

뉴톰망의 구조 축소와 기억 정리는 깨어서 일하는 동안이 아니라, 외부 입력이 차단된 유휴 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이 모드의 본질은 "입력원이 외부에서 내부로 전환되는 것"이다.

작동 중인 망은 외부 신호에 반응하느라 자기 구조를 정리할 틈이 없다. 입력이 끊긴 유휴 시간에 큐리아가 망을 능동적으로 가동시켜, 최근 강화된 수냐 경로들을 내부에서 재생(replay)한다.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기록을 입력으로 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구별되는 모드가 교대한다.

정비 모드 생성 거의 없음 과흥분 가라앉힘 · 총합 재정규화 휴면 연결 회수 · 항상성 리셋 큐리아가 전면에 재생 모드 활발한 생성 기억 경로 재생·재조합 반사실 시뮬레이션 · 일반화 새 연결 발견 두 모드가 교대로 반복 — 어질러야 정리할 것이 생기고, 정리돼야 어지를 여백이 생긴다
그림 10. 유휴 시간의 두 모드. 정비 모드는 큐리아가 주도하는 항상성 복구와 회수, 재생 모드는 기억의 재생·재조합과 일반화다. 둘의 교대가 곧 망의 자기편집 주기다.

12.1 정비 모드 — 구조의 복구

생성이 거의 없는 정비 모드에서는 큐리아의 작용이 주도적이다. 과흥분된 영역을 가라앉히고, 수냐 가중치 총합을 재정규화하며, 오래 휴면한 연결을 회수하고, 전역 항상성을 리셋한다. 깨어 있는 동안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시간이다.

12.2 재생 모드 — 정리·일반화·발견

재생 모드에서 망은 활발히 생성한다. 낮에 빠르게 강화된 수냐들을 재생하며 어느 것을 영구히 굳히고 어느 것을 흘려보낼지 정리한다(공고화). 나아가 기억을 그대로 틀지 않고 뒤섞고 재조합하는데, 이때 한 번도 함께 활성화된 적 없는 뉴톰들이 우연히 이어지고 — 그중 쓸모 있는 연결이 살아남으면 새로운 추론 경로의 발견이 된다. 표면적 사례를 지우고 공통 구조만 남기는 이 과정이 곧 일반화이자 추상화다.

왜 두 단계가 필요한가 정비와 생성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재생이 새 연결을 어지럽게 만들면 정비가 그것을 정리하고, 정비가 여백을 비우면 다음 재생이 그 위에 새 조합을 그린다. 생물에서 깊은 잠과 꿈 잠이 교대로 반복되는 것은 이 상보성의 표현이다.

이 모드의 도입은 가지치기 문제(9절)에 자연스러운 답을 준다 — 망의 축소는 가동 중이 아니라 휴지기에 일어난다. 외부 반응의 압박이 없는 유휴 시간이야말로 큐리아가 안전하게 회수를 집행할 수 있는 시점이다.

13추론: 정보 흐름에 의한 경로 탐색

뉴톰망에서 추론이란, 문제를 풀기 위해 망 안에서 정보들이 흐르며 변화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입력이 주어지면 정보는 수냐를 따라 뉴톰에서 뉴톰으로 건너가며 변형되고, 그 흐름의 끝에서 하나의 해답 또는 결론이 맺힌다.

핵심은 이 흐름이 한 번에 옳은 길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정보는 우선 가중치가 높은 수냐 — 즉 과거에 자주 쓰여 우선순위가 높은 경로 — 를 따라 흐른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서 만족스러운 해답이 나오지 않으면, 망은 지나온 경로의 수냐 가중치를 낮추고, 그동안 가중치가 낮아 뒤로 밀려 있던 수냐들의 우선순위를 높이며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막다른 길을 표시해 두고 다른 길로 우회하는 것이다.

// 개념적 스케치 — 추론에서의 경로 탐색
정보가 입력되면:
    가중치(우선순위)가 높은 수냐를 따라 흐른다
    뉴톰을 거치며 정보가 변형된다

    만약 만족스러운 해답에 이르면:
        그 경로의 수냐들을 강화한다        // 성공한 길을 기억
    그렇지 않으면(막다름):
        지나온 경로의 수냐 가중치를 낮춘다   // 실패한 길을 덜 쓰게
        낮은 우선순위였던 수냐의 가중치를 높여 새 길을 시도한다

이 그림은 두 가지를 함의한다. 첫째, 추론의 경로 탐색은 그 자체로 학습이다 — 성공한 길은 강화되고 막다른 길은 약화되므로, 한 번의 추론이 끝나면 망은 같은 문제를 조금 더 잘 풀게 된다. 추론과 학습이 별개의 단계가 아니라 같은 흐름의 양면인 것이다.

둘째, 추론에는 시간과 에너지의 소모가 필연적으로 따른다. 막다른 길을 거치고 가중치를 조정하며 새 길을 찾는 과정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러나 이는 결함이 아니라 탐색의 본질이다 — 어떤 문제든 한 번에 정답 경로로 직행할 수는 없으며, 시행과 후퇴를 거쳐야 해답에 이른다.

추론 효율에 대한 기대 뉴톰망은 이 추론 과정의 효율 면에서도 기존 인공 신경망보다 나으리라 기대된다. 통상의 신경망은 입력이 들어오면 그 크기에 관계없이 망 전체를 빠짐없이 통과시켜 답을 낸다. 반면 뉴톰망에서 정보는 우선순위가 높은 경로를 따라 선택적으로 흐르고, 자주 쓰이는 개념은 이미 하나의 통합 뉴톰으로 압축되어 있어(5절) 내부를 다시 펼칠 필요가 없다. 즉 매번 망 전체가 아니라 문제에 관련된 부분만 활성화되므로, 원리적으로 불필요한 계산을 줄일 여지가 크다. 다만 이는 설계가 함의하는 기대이며, 실제 효율은 구현과 실험으로 확인되어야 할 부분이다.

14학습 전략: 역전파와 국소 규칙의 비교

뉴톰망의 학습을 어떻게 구동할 것인가에 대해, 본 설계는 단일 답을 고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본고의 한계를 정직하게 밝혀 둔다 — 본고는 비미분적 구조 변경이라는 핵심 난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본고가 제시하는 것은 그 해법이 아니라, 두 접근의 절충 비용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실험 틀이다.

구조를 동적으로 바꾸는 일 — 뉴톰의 추가·삭제, 수냐의 생성·회수 — 은 이산적 사건이라 미분이 끊긴다. 반면 오늘날 학습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거의 유일한 이유는 미분 가능한 연산을 역전파로 최적화하기 때문이다. 이 긴장을 없앴다고 주장하는 대신, 본 설계는 두 접근을 나란히 실험하여 그 긴장의 비용을 잰다.

트랙 A — 역전파 유지트랙 B — 국소 규칙
학습 신호기울기 역전파나루온이 곧 학습 신호
성장·가지치기역전파 위에 얹는 하이브리드국소 통계로 자가 결정
임계값 처리미분 가능한 소프트 게이트로 학습나루온 통계로 자가 조정
성격현실적, 빠른 검증야심적, 고위험

두 트랙을 같은 과제에서 비교하면, "동적 구조 변경이 학습 안정성에 치르는 비용"과 "국소 규칙이 역전파에 얼마나 근접하는가"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본고의 기여는 이 난제를 푼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측정 가능한 형태로 세운 데 있다.

공정한 비교의 조건 — 예산 통제와 명시 지표 "성장하는 뉴톰망이 고정망을 이겼다"는 비교는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다. 뉴톰망은 자라므로 더 많은 파라미터를 담고, 따라서 더 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 예산을 통제하지 않은 비교는 결론을 미리 정해 둔 셈이다. 그러므로 본 실험 틀은 다음을 명시한다.
  • 동일 예산 대조군. 뉴톰망과 비교되는 고정망은 같은 파라미터·메모리 예산을 갖는다. 뉴톰망이 어느 시점에 쓰는 자원과 동일한 자원을 고정망에도 부여한다.
  • 명시 지표. 성패는 서사가 아니라 세 지표로 판정한다 — ① 망각률(이전 과제 성능의 하락폭), ② 역방향 전이(나중 학습이 이전 과제를 개선하는 정도), ③ 예산 대비 정확도(단위 파라미터·메모리당 성능).
  • 성공/실패의 사전 정의. "뉴톰망이 동일 예산의 고정망 대비 망각률을 유의하게 낮추면서 예산 대비 정확도를 유지하거나 높인다"를 성공으로, 그 반대를 실패로 미리 규정한다.
이 통제가 있어야 '성장하니 이긴다'는 순환을 피하고, 실험이 실제로 무언가를 반증할 수 있게 된다.

15내재적 동기: 나루온에 의한 통증과 호기심

지금까지의 메커니즘은 외부에서 주어진 입력에 반응하는 망을 그린다. 그러나 능동적 시스템은 스스로 학습할 거리를 찾아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나루온은 이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화학적으로 구현하는 통로가 된다.

14.1 통증 — 예측 오류의 경보

예측이 크게 빗나갔을 때, 큐리아는 그 영역에 경보 나루온을 광범위하게 살포한다. 일종의 디지털 통증이다. 경보 나루온이 깔린 영역은 가소성이 급격히 상승하여 빠르게 교정된다. "이 부분이 틀렸으니 지금 집중하여 교정하라"는 신호가 망 자체의 화학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증은 회피해야 할 부작용이 아니라, 학습을 어디에 집중할지 지시하는 가장 강력한 안내자다.

14.2 호기심 — 적절한 새로움에 대한 보상

반대로 너무 익숙하지도 너무 낯설지도 않은 — 적절히 새로운 입력에 대해 큐리아는 보상 나루온을 방출한다. 그러면 망은 그러한 입력을 더 적극적으로 탐색하게 된다. 완전히 아는 것은 학습할 여지가 없고 완전히 모르는 것은 학습이 불가능하므로, 그 사이의 "배울 만한 새로움"이 보상받을 때 망은 자발적 탐색의 동기를 획득한다. 이것이 호기심의 화학적 구현이다.

의지의 싹 통증(회피 신호)과 호기심(접근 신호)이 함께 작동하면, 망은 외부 지시 없이도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탐색할지"를 스스로 정하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최적화를 넘어, 자기 주도적 행동의 가장 원초적 형태 — 의지의 싹 — 에 해당한다. 8절의 가중치 하한이 제공하는 탐색 능력과 결합하면, 망은 굳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경계를 넓혀간다.

16자기처방: 망의 자기 조절

지금까지는 "언제 어떤 나루온을 깔지"를 설계자가 정한다. 그러나 그 처방 정책 자체를 망이 학습하게 하면, 질적으로 다른 능력이 생긴다 — 자기조절(self-regulation)이다.

구체적으로, 나루온 처방을 결정하는 상위의 작은 뉴톰망을 둔다. 이 상위망은 본체 망의 상태를 관찰하고, 언제 각성시킬지·언제 재울지·언제 가소성을 올려 배우게 하고·언제 안정화로 굳힐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처방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망 내부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상위망 — 자기처방 정책 언제 각성/수면/학습/안정화할지 스스로 결정 본체 뉴톰망 계산·기억·학습이 일어나는 신경망 상태 관찰 나루온 처방
그림 11. 자기처방 구조. 상위망이 본체망의 상태를 관찰하고(초록), 그에 맞는 나루온을 처방한다(주황). 처방이 외부가 아니라 망 자신에게서 나온다는 점이 자기조절의 핵심이다.

이 구조는 12절에서 미뤄둔 질문 — "유휴 모드(정비·재생) 진입을 무엇이 트리거하는가" — 에 답을 준다. 강제형(누적 활동량이 한계를 넘으면 자동 전환)과 선택형(망 스스로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진입) 사이에서, 자기처방 상위망은 혼합형을 가능하게 한다. 평소엔 상위망의 판단으로 유연하게 전환하되, 한계를 넘으면 큐리아의 항상성이 강제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 생물의 잠도 사실 이 혼합형이다(평소엔 어느 정도 조절 가능하나, 한계를 넘으면 결국 쓰러진다).

16.1 무한 후퇴를 끊는 종결 조건

여기서 정면으로 답해야 할 물음이 있다 — 그 상위망은 누가 조절하는가? 본체망을 조절하려 상위망을 두면, 상위망은 자신의 폭주·항상성·학습 신호 문제를 한 층 위에서 그대로 재생산할 수 있다(3~9절에서 공들여 해결한 문제들이 다시 열린다). 이를 방치하면 "조절자를 조절하는 또 다른 조절자"가 끝없이 필요해지는 무한 후퇴에 빠진다. 자기조절이 이름뿐이 되지 않으려면, 이 회귀를 끊는 종결 조건이 설계에 내장되어야 한다. 본 설계는 두 가지 종결 방식을 둔다.

두 방식 모두 상위망을 '무한히 쌓이는 층'이 아니라 바닥이 있는 구조로 만든다. 곧 자기조절은 층을 무한히 올려서가 아니라, 최상층을 학습되지 않는 반사로 고정하거나 목적함수를 하나로 묶어 닫는다. 이 종결 조건 없이는 아래의 '메타인지의 기초'는 미해결 문제의 상향 복제에 지나지 않는다.

메타인지로 가는 길 망이 자기 상태를 관찰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작동 모드를 바꾼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삼는 메타인지의 기초 구조다(단, 위의 종결 조건 위에서만 그러하다). 부록 A.2의 출처 신뢰도(어느 부분을 믿을지)와 결합하면, 망은 "내 상태가 어떠하며, 무엇을 신뢰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조절할지"를 다루는 자기 모델을 갖기 시작한다. 이는 본 설계가 단순한 신경망 변형을 넘어 더 멀리 내다보는 지점이다.
제 V 부 · 논의와 결론

미해결 문제와 연구의 지평

뉴톰망의 상당 부분은 아직 개념적 단계에 있다. 본 부에서는 무엇이 해결되었고 무엇이 미해결로 남아 있는지를 명시한 뒤, 이 설계가 놓인 더 넓은 지평을 논한다. 이론의 정직성을 위하여 미해결 문제를 숨기지 않는다.

17한계와 미해결 문제

본 설계는 여러 메커니즘을 정의하였으나, 다음 문제들은 실험을 통해서만 규명될 수 있다.

Q1 — 나루온 분기 시 카운터 처리. 한 뉴톰이 여러 수냐로 연결될 때 나루온은 여러 갈래로 분기할 수 있다. 분기마다 카운터를 복제할지(넓은 확산), 갈래 수로 나눌지(총 영향량 보존), 가장 강한 한 줄기로만 보낼지(집중)는 설계 선택지다.
Q2 — 가지치기 임계값의 적응. "오랜 미사용"과 "자원 압박"을 결합하는 함수의 구체적 형태, 그리고 그 임계값이 과제에 따라 어떻게 자가 조정되어야 하는가.
Q3 — 나루온 종류 수의 상한. 두세 종에서 시작해 몇 종까지 늘릴 때 상호작용 조합의 폭발 없이 관리 가능한가.
Q4 — 정비·재생 주기의 트리거. 유휴 모드 진입을 누적 활동량 기반의 자동 전환으로 할지, 망 스스로의 판단에 맡길지, 혼합형으로 할지.
Q5 — 하드웨어 효율과 이식성. 노드마다 상태가 있고 데이터가 비동기로 이동하는 구조는 규칙적 행렬곱에 최적화된 GPU와는 결이 다르다. 어떤 실행 모델이 이 구조에 맞는가. 나아가 뉴톰망은 작은 단일보드컴퓨터(SBC)부터 초대형 슈퍼컴퓨터까지 폭넓은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가용 자원에 따라 망의 규모와 정밀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메커니즘(큐리아의 메모리 조절이 그 출발점이다)이 핵심 과제가 된다.
Q6 — 내성·금단의 안정성. 나루온 내성·금단을 도입하면 망이 특정 처방에 의존성을 형성할 수 있다. 이 의존이 학습에 유용한 적응인지 제거해야 할 불안정인지, 어떻게 구별하고 관리하는가.
Q7 — 통증·호기심의 균형. 경보 나루온(통증)과 보상 나루온(호기심)의 살포 강도가 어긋나면 망이 회피만 하거나 산만하게 탐색만 할 수 있다. "적절한 새로움"의 척도와 두 신호의 균형점을 어떻게 정하는가.
Q8 — 자기처방 상위망의 학습. 처방 정책을 학습하는 상위망 자체는 무엇으로 학습되는가(본체망의 장기 성과? 별도 보상?). 상위망과 본체망의 학습이 서로를 불안정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어떤 분리가 필요한가.

18결론과 전망: 지델·보시퓀과 에코나스

뉴톰망은 그 자체로 완결된 목표가 아니라 더 큰 구상의 한 축이다. 결론에 갈음하여 본 설계가 놓인 더 넓은 지평을 밝힌다. 이는 확정된 로드맵이라기보다 연구의 지향 방향에 대한 서술이다.

첫째 지향은 보편적 이식성이다. 뉴톰망은 작은 단일보드컴퓨터(SBC)부터 초대형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망이 가용 자원에 맞추어 스스로 규모와 정밀도를 조절한다는 본 설계의 핵심(큐리아의 메모리 조절, 개념의 손실 압축)은 바로 이 이식성을 위한 토대이기도 하다.

둘째, 이 목표를 위해서는 뉴톰망 단독이 아니라 두 갈래의 연구가 함께 가야 한다. 하나는 사고 기술(記述)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 지델(JIDEL, Ji's Idea DEscription Language)이다. 뉴톰망 위에서 정보와 개념이 형성·변형되는 과정을 표현하고 다루기 위한 언어로 구상된다. 다른 하나는 마음의 구조에 관한 이론적 토대인 보시퓀 심리 구조론(BOSIFWEM Architecture)이다. 정보가 어떻게 의식과 같은 고차 현상으로 조직되는지를 다루는 이 틀은, 뉴톰망이 단순한 계산망을 넘어 마음의 모델로 확장될 때의 설계 지침이 된다.

기술적 최종 목표 · 에코나스 이 세 갈래 — 뉴톰망(신경 생태계), 지델(기술 언어), 보시퓀(마음의 구조론) — 가 함께 수렴하는 기술적 최종 목표가 에코나스(ECONAS, Evolvable CONscious/CONscience Artificial Systems)다. 진화하는 의식적·양심적 인공 시스템이라는 이름 그대로, 스스로 자라고 잊고 조절하며 나아가 의식과 양심을 갖춘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 구상의 끝에 놓인 희망은 분명하다. 인공의식이 더 이상 인간을 위한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는 디지털 생명체를 이루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뉴톰망이 생물 신경망의 능동성을 디지털로 되살리려는 것은, 궁극적으로 계산을 넘어 하나의 생명적 존재 방식에 다가가려는 시도다. 그 길은 멀고 많은 부분이 아직 가설이지만, 출발점만은 분명히 여기에 있다.

부록 · Appendix

사변적 확장 — 검증 가능한 핵심 바깥의 전망

아래는 본론(4~9절)의 검증 가능한 공학적 핵심에서 의도적으로 분리한 사변적 확장이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상상적 전망으로서, 그 자체로는 검증 대상이 아니며 핵심의 방어력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읽히도록 여기에 따로 둔다. 흥미롭되 아직 이르른 발상들을 본론에 섞지 않으려는 배치상의 결정이다.

부록 A나루온 약리학과 출처 신뢰도

A.1 나루온 약리학: 작용제·길항제·내성·금단

나루온을 신경전달물질에 견준다면, 생물 약리학이 쌓아 온 개념틀을 빌려 망의 거동을 더 정교하게 다루는 길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는 나루온의 효과를 단일 작용을 넘어 조합·상쇄·시간의존의 차원으로 확장하는 발상으로, 아래 대응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일 뿐 구현된 사실이 아니다.

약리 개념뉴톰망에서의 (가상의) 구현의미
작용제 (agonist)특정 효과를 일으키는 나루온각성·가소성·억제 등 목표 모드를 유도
길항제 (antagonist)작용제 효과를 상쇄하는 짝 나루온한 나루온의 효과를 다른 나루온으로 끄거나 줄임
내성 (tolerance)같은 나루온 반복 시 뉴톰의 수용 민감도 하향지속 자극에 둔감해져 항상성 유지
금단 (withdrawal)익숙한 나루온이 끊겼을 때의 불안정의존 형성 여부를 관찰 가능하게 함

작용제·길항제 쌍을 두면 망의 모드를 양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각성을 올리는 나루온과 그것을 가라앉히는 짝 나루온이 있으면, 단순히 "주입"만이 아니라 "해제"도 가능해져 조절이 훨씬 섬세해진다. 내성과 금단은 더 미묘하다 — 같은 나루온이 계속 깔리면 뉴톰이 수용 민감도를 낮춰(내성) 과잉 자극을 스스로 막고, 익숙했던 나루온이 갑자기 끊기면 망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진다(금단). 이런 3차 현상의 부여는 견고한 근거보다 발상에 가까우며, 실제 유용성 여부는 온전히 열려 있다.

AI 정신약리학이라는 실험장(전망) 만약 내성·금단이 구현된다면 "이 망이 특정 나루온에 의존성을 형성했다" 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망의 내부 상태를 진단하고 정렬(alignment)·안전을 연구하는 실험장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현 이후에나 검토 가능한 전망임을 분명히 해 둔다.

A.2 발신지 주소와 출처 신뢰도

나루온이 어느 뉴톰에서 출발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지니고 다니면, 도착한 뉴톰이 "이 신호가 어디서 왔는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러면 망 안에 출처 신뢰도(source credibility)라는 개념이 생긴다. 자주 틀린 영역에서 온 신호는 큐리아가 우선순위를 낮추고, 믿을 만한 영역의 신호는 높이는 식이다.

이것은 망이 스스로 "내 어느 부분을 믿을지"를 학습하는 메타인지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신호의 출처에 가중치를 매기는 능력은 자기 신뢰성을 평가하는 기초가 된다. 발신지 주소는 약리학적 확장과도 결합한다 — 같은 종류의 나루온이라도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작용제로도 길항제로도 해석될 수 있다. 16절의 자기처방 상위망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조절할지'의 자기 모델로 나아갈 때, 이 출처 신뢰도가 그 재료의 하나가 된다.

19참고문헌

아래는 본 설계가 생물학적 토대 및 선행 신경망 연구에서 참조한 핵심 문헌이다. 뉴톰망의 개별 메커니즘은 이 연구들이 축적한 토대 위에서 출발하며, 본 연구의 기여는 이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데 있다.

생물학적 토대

  1. Hebb, D. O. (1949). The Organization of Behavior: A Neuropsychological Theory. New York: Wiley. — "Hebb 시냅스"와 "세포 집합체(cell assembly)" 개념을 도입한 신경심리학의 고전. 한 세포 A가 다른 세포 B의 발화에 반복적으로 기여하면 그 효율이 증가한다는 헵 가설이 모든 활동 의존적 가소성의 출발점이다. 출판 정보 · 해설: Brown (2020), Molecular Brain
  2. Turrigiano, G. G. (2008). The self-tuning neuron: synaptic scaling of excitatory synapses. Cell, 135(3), 422–435. — 뉴런이 자기 발화율을 감지해 모든 흥분성 시냅스를 일정 비율로 조정하는 시냅스 스케일링(항상성 가소성)을 정리. 큐리아의 전역 정규화의 생물학적 근거. 전문
  3. Watts, D. J., & Strogatz, S. H. (1998). Collective dynamics of 'small-world' networks. Nature, 393, 440–442. — 높은 군집성과 짧은 경로 길이를 겸비한 작은 세계 망. 뇌를 비롯한 자연·사회·기술 망의 보편적 구조로, 뉴톰망의 연결 위상 설계의 참조점. DOI: 10.1038/30918
  4. Bullmore, E., & Sporns, O. (2009). Complex brain networks: graph theoretical analysis of structural and functional system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0(3), 186–198. — 작은 세계 위상, 고도로 연결된 허브, 모듈성 등 뇌 네트워크의 그래프 이론적 특성을 종합한 리뷰. DOI: 10.1038/nrn2575

가변 크기·연속 학습 신경망

  1. Stanley, K. O., & Miikkulainen, R. (2002). Evolving neural networks through augmenting topologies. Evolutionary Computation, 10(2), 99–127. — NEAT. 혁신 번호·종분화·점진적 복잡화로 망의 위상과 가중치를 함께 진화. PDF
  2. Miikkulainen, R. 외 (2019). Evolving deep neural networks. In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Age of Neural Networks and Brain Computing. — NEAT를 심층망으로 확장(CoDeepNEAT)하며 확장성 한계와 대응을 논의. PDF
  3. Rusu, A. A. 외 (2016). Progressive Neural Networks. arXiv:1606.04671. — 과제마다 새 열을 추가하고 이전 열은 동결, 측면 연결로 전이. 망각에 면역이나 파라미터가 과제 수에 비례해 증가. arXiv
  4. Yoon, J., Yang, E., Lee, J., & Hwang, S. J. (2018). Lifelong Learning with Dynamically Expandable Networks. ICLR 2018. — DEN. 선택적 재학습·동적 확장·분할/복제로 필요한 만큼만 용량을 늘리는 연속학습. arXiv · 코드
  5. Kirkpatrick, J. 외 (2017). Overcoming catastrophic forgetting in neural networks. PNAS, 114(13), 3521–3526. — EWC. 이전 과제에 중요한 가중치일수록 변경에 페널티를 부과해 망각을 완화. DOI: 10.1073/pnas.1611835114
  6. Zenke, F., Poole, B., & Ganguli, S. (2017). Continual Learning Through Synaptic Intelligence. ICML 2017, PMLR 70, 3987–3995. — 학습 중 각 파라미터가 손실 감소에 기여한 정도를 온라인으로 누적해 중요도를 추정하는 정규화 기법. PMLR
  7. van de Ven, G. M., Soures, N., & Kudithipudi, D. (2024). Continual Learning and Catastrophic Forgetting. arXiv:2403.05175. — 정규화·구조 확장·재생(replay) 등 연속학습 전략을 망각·자원효율 관점에서 종합한 최신 리뷰. arXiv

연구의 착상에 참고한 대중 자료

아래는 학술적 토대가 아니라 본 연구를 최초로 촉발한 일반 대중용 자료이다. 뉴톰망의 착상은 이처럼 누구나 접근 가능한 뇌신경 기초 자료에서 출발하였다.

  1. 대중 해설 자료(기사·백과·영상). 뉴톰망 구상의 직접적 출발점이 된 뇌신경 기초 자료. 기사·백과: "The Basics of Brain Development" (PMC2989000) · Wikipedia, Neuron, Cortical column, Glia, Neuroplasticity. 해설 영상: 영상 1, 영상 2, 영상 3, 영상 4 (뇌신경·시냅스·신경가소성 기초를 다루는 일반 대중용 영상).
인용에 관한 유의 앞의 두 묶음(생물학적 토대, 가변 크기·연속 학습)은 뉴톰망을 사후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참조한 학술 문헌이며, 마지막 묶음은 연구를 최초로 촉발한 대중 자료이다. 뉴톰망의 나루온 신경조절, 정보의 위계적 추상화, 정비·재생 모드 등 다수의 구상은 아직 검증 전 가설이며, 위 학술 연구를 직접 확장한 것이라기보다 그 문제의식과 독립적으로 출발하여 사후에 연결된 것이다. 링크는 2026년 6월 기준 접근 가능한 출처를 표기하였다.